벌써 3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걸어서 다음날 다리에 무리가 올것 같아 엄청나게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구고 한 30분동안은 탕 안에서 시체놀이를 한 다음에 잤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이 되니 다리가 후들후들,, 신발을 신을때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 들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다시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기전 간단히 반신욕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꽤 일찍 일어나야 했습니다. 어제 호텔로 돌아온 시각이 새벽 1시쯤 되었고, 목욕 찜질을 마치고 잠을 청한게 새벽 2시 반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연수가 있는 날이라 일찍 일어나 나가야 되다보니 잠을 거의 3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습니다.

막상 나가니 날씨가 구름이 많이 껴서 바람도 많이 불고, 꽤 추웠습니다.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향해 가는데, 저 멀리 어제 마지막으로 들렸던 도쿄타워!가 눈에 확 띕니다.
낮에 보니 이쁜지 잘 모르겠네요. 도쿄타워가 에펠탑보다 높은데 말이죠;;




자 오늘 연수의 첫번째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어딘가 궁금하시지요?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나요?

네! 여기는 일본 최고의 두뇌가 모인다는 동경대입니다.
저희가 현재 있는 곳은 동경대 정문 옆문에 모두 모여있습니다.
오늘 연수가 시작되기 앞서 동경대로의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일본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공부하는 곳의 분위기를 느껴보기 위해 동경대로 왔습니다.



저희가 갔을때가 막 대학교 방학이 시작하던 타이밍이라 다행히 대학교 캠퍼스에 학생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좀 아쉬운게 대학생들의 등교 분위기랄지, 학교내부에서 공부하는 모습들을 보고 싶었는데, 그걸 보지 못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학교를 쭈~욱 돌고 있는데, 어떤 잘생기고 키가 훤칠한 검정 바바리 코트를 입은 노신사분이 우리를 쑥 훑어보고 지나가십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동경대 물리학과 정교수로 재임하고 계시는 우리나라 토종 한국분이 간만에 보는 한국사람 무리가 반가워 지나가다 눈길을 주었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곧 새해가 다가와서 좋은 새해 덕담과 동경대의 좋은 점등을 말씀해주시고 홀연히 사라지셨습니다.
(그 교수님 보고 세상은 참 불공평 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죠;;)



그리고 이 가운데 초록색 파일을 들고 계신 분은 동경대 교무처(?)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동경대 직속 교직원이셨습니다. 한국말을 하셔서 저희를 인솔 해주시기 위해 친히 나오신분이셨습니다. 한국말을 능통하게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해서 금방 친해 질수 있었고, 일본 특유의 계속 웃고 사람과의 대화중에 고개를 끄덕이고,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더라구요.





동경대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간 곳은, 동경대의 상징, 동경대의 역사, 일본의 근현대사의 한 부분으로 자리 하고 있는 야스다 강당입니다. 

이 야스다 강당은 1960년대의 일본 학생운동의 상징적인 건물입니다. 수용인원이 약 1000여명 정도의 큰규모를 갖추고 있는 이 건물은 1920년대 건축학과 우치다 요시카즈 교수의 설계로 지어진 건물인데 후에 우치다 요시카즈 교수는 동경대의 총장을 지냈고, 이 건물이 유명해 지게 된 것은 위에서 잠깐 언급 했듯이, 일본 학생 운동이 이루어진 곳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동경대 내부의 학생운동에서 시작해 그 당시 베트남 전쟁의 목적의 의의를 두고 일본쪽 좌파와 합세가 되면서 일본 학생운동과 좌파시위의 중심이 된 곳입니다.
당시 진압대가 야스다강당에서 시위하는 학생들을 무력진압 하기 위해 강당에 불을 질렀는데, 동경대 측은 그때 이후로 反面敎師(반면교사-부정적인 측면을 통해 가르침을 얻는다)를 위해 강당을 수리,보수를 하지 않고 방치해 오다 1990년대에 들어서 전면적으로 수리해 졸업식장으로 만들어 개방한 곳입니다. 아직도 보면 앞에 불탄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저희가 갔을땐 이 야스다 강당이 문화재로 지정이 되냐 안되냐의 시점이었던것 같은데, 지금은 문화재로서의 지정이 되었는지가 궁금하네요^^




야스다 강당은, 그 운동권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야스다 강당 앞에 일자로 쭉 펼쳐진 은행 나무길과 그리고 정문을 통해 동경대의 상징이 되었는데, 동경대의 정문에 들어서면 은행나무길이 쭉 이어져있고 그 끝에 이 야스다 강당이 있어, 그것만으로도 동경대의 상징이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야스다 강당 밑에 지하 학생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잠시 동경대 캠퍼스에서 노닐수 있었습니다.




동경대 캠퍼스 내부의 자은 호수. 한창 겨울이라 살짝 을씨년스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동경대 의대 건물 근처에 잔디구장. 동경대 축구부(?)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아...잔디밭 구장 부럽습니다.
우리학교도 좀 해주지 -_-;;,, 우리 학교는 곧 운동장이 없어질 판입니다;;;

생각보다 동경대의 사진이 많이 없네요










동경대에서의 오전을 보내고 어디론가로 향했습니다. 저희가 갈 연수장소가 도쿄의 어딘가에 있을 줄 알았는데, 버스를 타고 꽤 많이 가야했습니다, 고속도로도 타고 한 2시간여정도를 내달립니다. 이제는 논 밭이 나올정도로 도쿄에서 많이 멀어진 것 같습니다.

오전부터 날씨가 구름이 끼어서 햇빛도 잘 안들어오는 날씨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우중충한데 비가 내릴 날씨는 아니었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고 하루종일 연수가 있다보니 축~쳐지기도 하더군요.





저희가 간 연수 장소는 기코망 간장 공장이었습니다.
기코망 간장은 일본의 대표 간장입니다. 간장의 대명사입니다. 우리나라도 조선간장, 해표간장과 같이 간장앞에 붙어 있는 브랜드로서 명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아직 생소하신가요?ㅎ
기코망 간장은 일본에서뿐만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간장이라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구할 수가 있습니다. 1868년 일본의 무역 개방이 시작되고, 일본 사람들이 해외로 많이 진출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일본의 기술력도 한층 높아지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미국에 상주하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간장을 파는 이 기코망이 있습니다. 서양의 문화와 일본의 식문화가 접하게 되면서 간장의 맛과 그리고 서양의 디자인을 통해 다시 일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기이한 형태를 가진 간장입니다.



1960년대 겐지 에쿠안이 디자인한 이 간장 용기는 아직까지도 기코망 간장 용기의 대표를 띄고 팔리고 있을정도인데, 서양인들에게는 일본풍의 디자인, 일본 사람들에게는 이국적인 일본식 디자인으로 어필하여 전 세계적인 간장으로 우뚝 서게 됩니다.
특히, 뉴욕 현대 미술관은 이 기코망 간장 용기를 과학과 예술이 결합을 통해 천연 양조간장의 전통적 생산방식을 용기속에 담고 있다며 미술관 소장 물품으로 올리게 되어 더 유명해 지게 됩니다.

특히 당시 기코망의 모기 회장이 콜롬비아 대학을 다니면서 이 기코망 간장을 미국 현지 식문화와 접목 시켜야 세계적인 간장으로 성공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만든 것이 "바비큐 데리야끼 소스"인데, 이것이 대박이 나면서 기코망은 또한 세계에 알려지는데 일조하였습니다.

<저 위에 간장은 집에 갈때 선물로 줘서 기념품으로 하나씩 받아왔습니다;;;>
물론 어머니께 조공 받쳤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우리를 환영하고 있네요!
이 문을 통해 들어가면 기코망 간장 공장의 내부 시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코망 간장 공장은 세계표준인 ISO 14001과 9001을 인증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ISO 14001 규격은 기업 활동의 전 과정에 걸쳐 지속적 환경성과를 개선하는 일련의 경영활동을 위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정한 환경경영시스템에 관한 국제규격이며, 환경경영체제 인증제도는 조직이 구축한 환경경영시스템이 이 규격에 적합한지를 제3자 인증기관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인증해 주는 제도 입니다.

ISO9001 인증은 품질경영시스템이 효과적으로 구축되고 실행되고 있음이 검증됨을 의미하며 고객의 불만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기코망 간장공장 연수에 돌입하였습니다.

연수는 사실 쉽습니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 공장의 생산 방식을 보고,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하고 대답을 받고 하는 형식입니다. 제가 산업공학 학생이다보니 제품의 생산방식에 무척 궁금해 하는데, 저에게는 아주 훌륭한 현장 실습이 되는 것이지요.

역시 공장 내부는 촬영이 불가하여, 이번 포스팅은 여기에서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꼬름한 냄새가 풍기던 기코망 간장공장 연수는 그렇게 끝이나는 듯 했습니다. 힝~"




Posted by 문을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