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여행기, 그리고 구글 본사 ]












 안녕하세요. 문을열어입니다. 다들 잘 지내시지요^^? 근 한달여간이나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댓글도 피드백도 모두 신경쓸새가 없을정도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지난 한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살인적인 스케쥴에 의해 원룸사는 자취생은 한달 중 단 이틀동안만 방에서 잘 수 있었네요ㅠㅠ 
아까운 내 월세~~~ 외박은 이제 그만!, 밤샘도 이제 그만! 다시 생활패턴을 찾고 아직도 그때의 그 감동과 기억을 다시금 꺼내보려 합니다. 저에게 힘을 주세요+_+ (사실 그때의 그 마음울림이 저를 더 바쁘게 살게 하는 힘같습니다.)
 다들 다시 만나뵙게 되어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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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너무나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GPS 연동맵 프로그램의 고장으로 인해 현재 내가 샌프란시스코의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도 모른채 그렇게 걷고 있었다. 해는 져서 어둑어둑해지고 도로가의 나트륨등은 하나둘씩 켜져 이미 빛을 밝게 발하고 있었다. 그냥 걸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사실 내가 느끼고 본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첫 이미지는 지하철을 내리자마자 본 것들인데 상당히 불만을 억누르고 있는 듯한 거지들과 추적추적 내리는 비, 미국에 처음 온 동양남자에게 큰 제스쳐로 무언가를 소구하는(?) 인도여자 등.. 아직 적응이 쉽사리 되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있었고 또 걱정도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온통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들은 흑인들 뿐이었다. 그것도 많은 수가 아닌데 목소리가 엄청 크고 제스쳐가 크다보니 오히려 더 두려운 느낌을 주었다. 괜히 사진기 셔터를 갖다대고 찍었다간 잡혀가거나, 총맞을 것 같은 도시분위기였다. 그냥 뒤도 안보고 마냥 발이 나아가는 그곳을 그냥 생각없이 걸었다.




 그때였다. 코너를 막 돌아나오는데 저 멀리 밝은 빛이 보였다. 방금 내가 걸어왔던 길과는 많이 다른 아주 밝고 유쾌한 웃음 소리가 들리는 분위기의 그곳이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빨라졌고, 불길로 뛰어드는 나방인것마냥 밝은 빛과 웃음소리가 들리는 그곳으로 뛰어가듯 걸었다.



 가까이 가보니 야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야구베이스로 점점 다가갈 수록 경기가 끝났는지 자기들끼리 웃고 대화하고 있어서 경기가 끝난줄 알고 사진 몇 장만 찍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어떤 알수 없는 화이팅 소리를 외치더니 다시 자기들의 자리에 포지션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신기한건 동네 야구에 심판이 있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심판도 스트라이크존을 바라보며 제대로된 판정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일정도니 이건 우리나라 조기축구와 같은 동네 축구에 비해 제대로 갖춰서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핏 과거 일본 동경에 장학생 연수갔을 때, 놀이터 옆 야구장에서 취학 전인 유치원 학생들 야구경기에 정식심판이 나와서 경기를 봐주는 모습과도 비슷해보였다. 


  그냥 잠시만 보고 가려고 헀는데, 선수들이 나름 잘던지고 잘 받아치고 했다. 보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은근히 재밌는 경기였던것 같다. 사진만 몇방 찍고 가려던게 한 15분 20분 앉아있었나보다.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가족들 중 한명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그제서야 시간이 좀 지체 됐음을 느끼고 사진기와 내가 만든 책자와 이것저것 챙겨서 일어나려는데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건장한 남자 왈 " 길 잃었니? 길 가르쳐줄까? " 라며 물어왔다. 그는 나름대로 날 도와주려고 했던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내입에서 "나 괜찮아~ 지도 있어!" 라고 웃으며 쏜살같이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난 아직 미국에 적응이 안된게 확실했다. 사심없이 도와주려고 했던 성의를 뿌리쳐버리고 나왔는데 나와서 생각해보니 일단 사람들과 부닥쳐봐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밀려왔다. 


 야구가 펼쳐지던 야구장은 James P. Lang Field 였다. 이곳은 Jefferson Square Playground와 붙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 동네 중간에 넓은 평지의 공원과 이런 야구장이 있었다. 시청에서 이쪽 방향으로 쭉 더 걸어가게 되면 테니스 코트장도 2개 있었고, 농구코트도 2개 있었다. 전체적으로 어떤 학교같은 분위기를 풍겼지만 학교라는 팻말은 보지 못했다. 여튼 일단 경기장을 빠져나왔고 다시 발걸음을 돌렸는데, 이때까지 전혀 어디갈지를 생각 못하고 있었는데, 막상 가져온 책자를 펼쳐보니 시청에서 좀 떨어진곳에 JAPAN TOWN이 있었다. 나는 아마 그 지점까지 절반정도 온것이라고 생각했고. 일단 최대한 대각선 방향으로 길을 가기 시작했다.


 시간은 저녁 9시가 조금 넘었고 이렇게 넓디 넓은 도로에 차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갑자기 두려움이 확 올라왔다. 첫번째, 여기가 정확하게 어딘지 모르겠다는 두려움. 두번째, 사람이 왜이렇게 안보이는 건지에 대한 두려움. 세번째, 시간이 너무 늦은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 네번째, Bart의 막차시간을 모르는 두려움. 다섯번째, 막차가 끊겼다면 난 어디서 자야 하는지 모르는 두려움 들 때문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사진 상으로 보면 저기 오른쪽에 평화의 탑이 보이지만, 당시에 어찌나 당황했는지 저렇게 큰 탑이 보이지는 않고 그냥 한국말이 적힌 간판을 보자마자 뭔가 안도감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괜히 혹시 나중에 무슨일이 생기면 저리로 뛰어들어가서 도움을 청해야지....라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도로를 쭉 타고 올라가다보면 이 빨간색 간판에 작아보이는 내부의 San Wang이라는 음식점이 보인다. 외부에서 보이게은 별거 없어보이기도 한다. 사실 나도 미리 이 San Wang이라는 곳을 알아보고 가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이 San Wang. 산왕반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우리나라 교민들도 많이 찾는 음식점이며 특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시간의 문제로 인해 고픈 배를 부여잡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San Wang : 1680 Post Street, San Francisco, CA, United States‎ - (415) 921-1453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께서 과거 미국 망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고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사형선고를 받은지
2년만에 감옥에서 석방되어 영국으로 망명됩니다. 그 뒤 미국으로 다시 망명(1982년 2차 망명길)되어 미국에서 생활 하던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머무는 동안 돈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이때 고 김 전 대통령님께서 여기 산왕반점의 주인인 왕사장님이
그때의 김대중 대통령님을 보시고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그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한국으로 돌아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시고 어느날 이희호 여사님이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다른 좋은 음식점을 마다하고 찾은 곳이 여기 산왕반점
이라고 합니다.




 
이 산왕 반점 바로 옆에 보면 큰 탑이 하나 있는데, 그곳이 바로 평화의 탑이었다. 이걸 바로 옆에 지나가면서도 못봤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필체로 "평화" 라고 적힌것을 볼 수 있다.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시간은 계속 가고 있는데 재팬타운을 돌아보고 싶은 마음에 그냥 초조해지기만 했다.  그래서 아쉽지만 평화의 탑만 몇장 찍고 다시 시빅센터 역으로 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청의 앞쪽으로 쭉 걸어서 왼쪽으로 돌아가다가 다시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가니까 재팬타운이 나왔는데, 그냥 무작정 평화의 탑에서 나와 왼쪽 대각선으로 쭉 뛰어가니 시청이 멋들어진 조명을 받고 멋지게 서있었다.

 다시 첫 도착한곳 거기에 다시 갔을 뿐인데도 뭔가 가슴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언론계의 직업을 가졌다면 일상이 좀 힘든것일지도 모르겠다. 저 NBC차량은 잠시 도로가에 차를 대고 햄버거를 먹고 있었다. 아마 저녁밥을 못먹고 취재를 나갔다 돌아가는 차량 같았다. 왠지 상황은 나랑 비슷해 보였으나 나는 차가 없었기에 BART타러 다시 빨리 뛰어가야했다.


 BART역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꽤 보이기 시작했다. 점차 마음도 안정되고 침착하게 BART표를 사서 출구로 가니 출구 직원이 Go~Go~하며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르켰다. 그냥 막 뛰기 시작했다. 정말 지하 2층으로 가니 BART가 도착하고 있었다. 출구직원의 모습을 보니 아마 이게 막차였던것 같다. 저녁밥도 안먹고 계속 뛰어다니니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BART때문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뛰어 내려갔는데 그게 주목 받을 행동은 아니었던것 같은데 주위에 사람들이 쳐다봤다. 어쨌거나 난 사진 찰칵! =")


 첫날의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모습을 간직한채 시빅센터 역에서 이만 돌아섰다. 아직 샌프란시스코에 대해 자세히 몰랐던 난 여길 다시 올줄도 모르고,,,,,


BART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우리나라의 지하철보다도 빠른것 같고, 종종 타고가다가 비행기처럼 귀가 먹을 정도니 꽤 빠른것 같다. 그래도 샌프란시스코에서 국제공항까지 오래걸린다. 도착하니 자정이다. 또 공항에 도착하니 걱정이다. 셔틀버스가 끊겼을거라는 생각에 걱정이 몰려왔다. 그런데 오마이 갓! 저 멀리 Hilton Airport 셔틀이 딱 대기 하고 있었다. (사실 대기가 아니라 그때 때마침 도착한것;;)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낼름 뛰어가서 차를 잡아타고 호텔로 향했다.


(방금 찾아보니 BART는 고속전철로 시속 65마일로 달리는 대중교통이라고 하네요 65마일이면 105km/h정도의 속도네요^^;)

 보다시피 이날찍은 사진중에 해떨어지고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다. 해떨어지고 난뒤 너무 긴장을 해서 였을까. 호텔로 돌아와서 사진을 보니 온통 흔들리고 떨리고 구도도 전혀 찾아 볼수 없는 사진들이 난무했다. 그렇다. 그냥 셔터만 눌러대고 온것이다. 아무튼 쉬려고 했던 첫날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귀신들린 것 처럼 나갔다가 딱딱 도착하는 차에 맞춰서 나름 재밌는 하루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호텔방에 들어서자마자 옷 훌러덩 다 던져버리고 피곤에 쩔어있는 몸을 뜨거운 욕조속에 담구고 하루를 정리하는데 왜이렇게 웃음이 나오는지...
 첫 날의 밤은 나도 모르게 스스르 눈이 감겨 참 달콤하게 잠에 빠져들었다.

 

Posted by 문을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