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 Univ School Song

Music/Korea : 2009. 12. 6. 16:39








바람결에 실려오는 정다운 목소리
귓가에 와서 닿는다 빠밤 빠바바바바밤
떠나올 때 흔들며 짓던 그 미소
눈 앞에 아른 거린다 빠밤 빠바바바바밤
태극기 새겨놓은 가슴 한 곳에
언제나 웃는 얼굴 어머니 얼굴
밤새워 고향 찾아가는 철새야
사랑한다 전해주려마 빠밤 빠바바바바밤

멜로디, 박자, 노랫말 등 다방면으로 군가답지 않은 군가. 일설에는 병영금지곡이라는 얘기도 있다. 사기 대폭 하락하는 군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지무지 빡세게 훈련 받고 훈련병들 완전히 맛 갔을 때, '힘드냐?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니들 키워주신 부모님들은 얼마나 힘드셨겠냐? 이제 그분들의 고마움을 좀 알겄냐?'하는 필링을 심어주고 싶을 때 주로 제창되는 군가다. 제대 후에도 기억나는 군가 베스트를 꼽으면 항시 상위에 랭크되는 군가이기도 하다.

총칼 한 번 못 만지고 입대한 내가
각개전투 총검술에 명사수 됐네
밧줄 한 번 못 타 보고 입대한 내가
몸 날리는 유격술에 벌나비 됐네

위에 적힌 문구는 "오래 전 그날"로 대표되는, 30대 남성들의 폐부를 하염없이 찌르며, 마침내 안방에서 잠든 아내를 뒤로 하고 새벽 녘에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담배 한 개비를 피우게끔 만들었던... 그런 심란한 노래를 생산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윤종신 씨가 군 복무 당시 작곡한 군가의 1, 2절 가사 앞 부분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 국민을 위한 봉사, 전우를 사랑하는 마음을 주입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군가와는 무언가 다른 느낌을 준다. 적을 맞아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켜야 하는 군인이 밧줄, 총칼과 친밀하지 않다는, 적이 알아서 좋을 게 없는 보안 사항을 발설했음에 대해서는 둘째 치고, 이 시대 평범한 20대 초반의 젊은이 개인에게 초점을 맞춘 군가는 거의 전무하다는 점에서 이 군가는 특이할 만하다.

2004년, 신라대학교 개교 50주년을 맞아 새 교가의 작사·작곡을 의뢰받은 윤종신 씨. 학교측에서 클래식 작곡가에게 의뢰할 수도 있었지만 굳이 자신에게 부탁한 것은 신선한 교가를 만들어달라는 뜻이 아니었겠느냐- 고 나름대로 의뢰인의 의도를 해석한 그는 마침내 '꿈, 그리고 한 가지'라는 부제를 장착한 "신라인의 노래"라는 제목의 교가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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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가는 현재 신라대학교 홈페이지를 접속하면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부른 '토이'의 객원 가수 김연우 씨의 음성으로 들어 볼 수 있다. 발라드곡 같은, 이 교가답지 않은 교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신라대학교는 윤종신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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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교가에 부제를 장착했다는 얘기도, 대학교 교가를 대중음악인이 작사·작곡·노래했다는 얘기도 처음 들어본다. 그 자체로도 적잖이 신선한 일이다. 발라드풍의 멜로디와 노골적이지 않은 노랫말 역시 신선하다. 이 교가에 따르면 바다는 건너기 위한 것이며, 젊음은 모든 걸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숨가쁘게 달려도 한 번씩 뒤돌아 봐
미소를 나누던 친구 뒤쳐져 있는지
을 내밀어 당겨주는 나의 따뜻한 손은
그 누구보다 날 앞서게 하지

개인적으로는 이 노랫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현학적 표현을 즐기는 평론가라면, 성장과 분배를 균형적으로 생각함과 동시에 능력과 따뜻한 가슴을 함께 지니고 있는 21세기형 리더의 덕목이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늘어놓기 좋은 노랫말이다. 노랫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평론가는 거의 없지만서도.

이 교가답지 않은 발라드 교가에 대해 소수이긴 하지만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은 이런 시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안겨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린 그 흔한 반전(反戰) 가요도 없어요."

노랫말에 대해 담론을 나누던 중 후배 형원 군이 날렸던, 다소 놀라운 대사였다.

대학교 교가도 변신하고 있는 이 시점. 우연히 접하게 된 화제성 소식을 통해 우리 대중가요도 사랑, 이별, 청승, 외로움, 교태스러운 여성의 도발 등 한정된 주제에서 벗어나 다양성의 날개를 펼칠 날도 멀지 않았구나-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마침-

[출처] 윤종신 씨가 작사·작곡한 신라대학교 교가|작성자 아이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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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을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