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미리 짜온 동선이 모두 어긋나 버렸고, 내가 가야 할 곳과 의외로 발견 한곳들이 나오다보니 전체적인 계획 수정이 필요했다. 성 패트릭 성당에서의 그 성스러운 그 감동, 그 분위기, 그 느낌 아... 너무 좋았다. 일단 대충 지도를 펼치고 비슷한 장소로 가기로 했다. 버스를 타야 하는데, 어디로 갈지 도무지 손바닥만한 지도를 가지고는 정확하게 짚어낼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왔던 쪽 모스콘 센터 쪽으로 계속 내려갔다.



너무 내려왔나;; 모스콘 센터를 막 지나 3rd St.과 Folsom St이 만나는 곳까지 내려오게 됐다. 여기서도 버스가 어디서 오는지를 감을 못잡았다. 하아 난 길치가 아닌데, 계획에서 살짝 틀어지면 잠시 흔들리는 경향이 사실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금새 평정심을 찾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평정심을 찾는게 아니라 될대로 되라지식의 몰아부치기가 들어가는 셈이다.

일단 내 방향 감각을 믿자 싶어서 길을 건너고 잠시간 기다렸다. 

'옳타쿠나! 버스가 왔다'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줄 8x번 버스가 왔다. 아마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처음 타는 버스가 아닌가 싶다. 이 8x번 버스는 내가 지나왔던 애플 스토어를 지나쳐 차이나타운을 거쳐 쭉 북쪽으로 올라가는 버스다.




짜잔! 나는 차이나 타운을 막 벗어나 세련된 건물들이 보이는 장소에서 내렸다.
Green St.와 Stockton St. Columbus Ave.가 만나는 교차로다. 이곳에 내리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길거리마다 느껴져오는 이탈리아의 정취이다.




뭐 주위를 둘러볼 필요도 없이 바로 앞에 이태리 식당, 피자, 파스타, 커피숍 들이 있는데다. 이탈리아의 국기까지 거리 곳곳에 펄럭인다. 그렇다 이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속 '작은 이탈리아'라고 불리우는 노스 비치다. 낮의 모습도 한가롭고 참 보기 좋은 동네인데, 이곳의 야간 분위기는 더 좋다고 한다( 야간에는 못갔음ㅠㅠㅠ )




방금 버스에서 내린 Green St.와 Stockton St. Columbus Ave.에서 조금 걷고 살짝 코너를 꺾으면!
Stockton St.와 Union St가 만나는 지점에 굉장히 한가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짜잔!
노스비치의 중심부인 워싱턴 스퀘어(Washington Square) 가 나온다. 아까 샌프란시스코를 가로지르는 Market St.를 기준으로 했을시에 샌프란시스코의 남동쪽은 Yerba Buena Garden에서 사람들이 한 낮의 따사로운 햇볕을 즐긴다면, 샌프란시스코의 북동쪽은 아마 이 워싱턴 스퀘어에서 샌프란시스코의 따사로운 햇볕을 만끽하지 않나 싶다.




아까 예르바 부에나도 마찬가지지만 여기도 커플과 가족, 친구들이 모여 삼삼오오 재밌게 평일 낮의 햇볕을 즐기고 있다. 아 이 한가로움~ㅎ 그리고 근처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놀러온(?)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공원 한편에 자리를 떡하니 잡고 뭔가 모를 알박기 땅박기 놀이를 하고 있다. 무슨 놀이를 지칭하는게 아니라 그 중국인들 근처에는 서양인들이 얼씬도 하지 않더라;;




아까 나와 같은 코스로 이 공원에 들어섰다면,

저 반대편에 굉장히 아름다운 성당(교회인지 성당인지 전혀 분간 안감. 앞으로도 계속 모든 교회건물을 성당으로 지칭할것임. 교회는 우리나라에만 많고 다른나라에는 성당이 많은데다, 그때문인지 church를 죄다 교회라 불르는 우리나라. 또한 성당도 교회의 일부라고 지칭을 한다니 그냥 계속 성당이라고 언급하겠다)을 하나 볼 수 있다. 

성 패트릭 성당에서의 성스러움이 나를 따라왔나보다. 나를 여기까지 인도했다. 으흣! (아참, 여기서 밝히지만 나는 무신론자다.)



가까이 갈수록 참 예쁜 성당 건물이었다. 사실 샌프란시스코의 푸르른 하늘 자연빨이 쪼금 있었지만, 나름 멋진 성당이었다. 이곳에서 몇몇 유명인들도 결혼식을 가졌다고 들은것 같다.

아참, 그러고보니 이 성당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이 성당의 이름은 성 베드로와 바울 성당 (SS. PETER & PAUL CATHOLIC CHURCH)이다. 이 성 베드로와 바울 성당은 역시 유럽의 네덜란드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이 더 늦게 지어진 거다. 이 성당은 1920년대에 건축 된것으로 이태리의 건축양식을 미국으로 가지고 오면서 미국풍으로 살짝 변형한 형태의 성당으로 알려져 있다. 





들어가보자!!!! 라는 생각에 문쪽으로 다가섰지만 어이쿠! 문이 닫혔다.

오 마이 갓! 오 나의 갓;; 신이시여 왜 나를 시험에 들게 하시오리까. 쩝; 
가까이 가보니 미사 시간은 나와 있지만(사진 클릭해서 보기 바람) 개방시간은 나와 있지 않았다. 사실 옆문은 사람들이 막 왔다갔다 출입하는데 보기에 이곳은 성당 내부로 들어가는 문은 아닌것 같아 들어가길 포기헀다. 

힝ㅠ 아쉬워서 발을 동동 구르고만 있었다. 혹시나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해서 앉아서 기다려보기도 하고 근처를 살펴보기도 했지만 문을 열어주는 이 하나 없었다. 



오~ 신이시여!
문을 열어 주소서!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성당 앞에서 앉아있는 동양계 여자도 볼 수 있었다. 뭘하는 것일까?



그녀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아직 밑그림도 다 완성하지 못했었는데 이제 막 온것 같았다. 
말을 건네볼까 했지만 혹여 중국말로 날 대하면 어쩌나 차라리 영어가 더 편한데, 라는 생각에 그냥 그녀가 바라본 프레임을 나도 같이 한번 응시해보았다.

" 그녀가 바라보는 그곳에 내가 서있으면 나도 그녀의 그림속 그 어떤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 "










Posted by 문을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