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공 수업을 들었다.
나는 공대생이다.

강의 중간에 평가를 위한 유인물을 받았다.
단 한문제가 적혀있다.

"당신이 살아가는 삶의 목적을 논하시오.(배점 100점)"

제한시간은 10분,
보통 자신이 살아가는 방향이자 모토이자, 살아가는 힘을 생각할 수 있다고 보았는지,
10분 내에 자신의 삶의 목적을 적어내는 문제였다.

갑자기 귀가 막히고,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다.
120명이 수강하는 강의실엔 나 혼자 있는 것 같고, 멍해져만 간다.

그랬다.
나는 결국 단 한글자도 적어내지 못하고 제출하고 강의실을 나와야만 했다.

학교 캠퍼스를 빠져나와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한다.
나는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분명히 있을텐데.
분명히 있었는데,
분명히 분명히...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목적이 바뀐건가,
아님 내가 가고자하던 목표로의 길을 잃어버린 것일까,
아님 처음부터 삶의 목적이 없는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일까,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간 생각을 했을까,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지고, 찬바람은 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간다.

결국 답은 내리지 못한채 
목적없는 삶 속으로 다시 한발 한발 내 딛는다.



Posted by 문을열어